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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수중익 쌍동선 (민계식, 강선형, 이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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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작가소개목차



개발 배경(Prologue)
미국, 일본, 유럽 등 소위 선진국에서는 벌써 오래전부터 인력선 을 상용화 하여 보급함으로써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대중 수상 레저 및 스포츠로 발전시키고 있다. 레저용 인력선은 탑승자들이 특별한 훈련이나 기술을 갖지 않아도 쉽게 조종을 하면서 즐길 수 있는 유형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때로는 속도감을 즐길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전문적인 경주용 선형으로 승마나 경정처럼 상업적인 인력선 경주대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인력선이 보급되게 된 배경에는 1988년 미국 듀퐁(DuPont)사에서 5년 내에, 즉 1992년 말까지 20놋트(knot)를 넘는 인력선이나 그 시점까지 제일 빠른 인력선에 상금 2만 5천 달러를 시상한다는 ‘DuPont Watercraft Speed Prize’ 행사 발표가 있었기 때문이며 그 기간에 새로운 형태의 인력선이 집중적으로 개발되고 보급되었다. 이의 영향으로 일본에서도 유사한 시합이 시작되었으며 이미 1990년대 초부터 일본의 인력보트회 주관으로 ‘꿈의 배’ 콘테스트 전국대회를 통해 전문적인 인력선 개발과 경주 대회가 상업적으로 개최되어 오고 있다.

대한조선학회에서는 1999년부터 국제 인력선 축제를 개최하여 오고 있으며 오늘날에는 인력선 뿐만 아니라 태양광 추진선 및 복합 추진선까지 확대하고 있다. 특히 2000년 및 2001년도에는 대전 과학축제(Science Festival)와 연계하여 10개 팀이 참여하였으며, 어린이를 위한 체험 행사 및 전시를 통하여 1,20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으면서, 조선 및 해양 공학 분야에 대한 홍보 및 관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국제 인력선 축제를 개최하는 목적은
·조선기술의 대중화 및 홍보
·국내 조선공학 전공 학생들의 창의력 및 선박 설계기술 함양
·국내 조선관련 종사자(교육계, 산업계, 인증계 등)들의 선의의 경쟁을 통한 친목

에 있다고 생각한다.

초기에는 일본의 전문적인 인력선 기관을 초청하여 시범경기를 하였다. 현대중공업에서는 초기부터 시범경기 참가초청을 받아 왔으나 이러한 행사가 주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이므로 행사 경비 중 일부를 지원해 주고 실제 행사에는 참여할 계획이 없었다. 그러나 인터넷 등을 통해 살펴 본 미국, 일본 등에서의 인력선들이 항상 국내의 어떠한 인력선 보다도 월등히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므로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가 선박건조량 은 세계 제일이라고 하지만 설계기술 수준은 아직 일본에 뒤처지는 것으로 치부하게 되었다. 조선 전문가들도 이것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니 일반 국민들이야 말할 것이 없었다.


참고로 2001년도 인력선 축제에 참가한 국내팀 중 가장 빠른 인력선은 울산대학교의 MUNSU 2001호로서 최고 속도 약 6놋트를 기록한 반면 일본의 인력선은 이보다 2배 이상의 속도를 과시한 바 있다.

은근히 자존심도 상하고 한편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일본의 전문 경주용 인력선과 견주어 보고 싶은 생각도 들어서 현대중공업 선박해양 연구소에서는 2002년 처음으로 국제 인력선 축제 시범경기에 참가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어떤 선형으로 참가할 것인가에 대하여 여러 가지 대상 선형에 대한 정밀 검토를 거친 후 “수중익 쌍동선형”으로 결정하였다. 수중익 쌍동선형으로 결정한 이유는 다음 장에서 설명하려고 한다.

인력 수중익 쌍동선을 설계 제작하기 위해서는 선형 설계기술, 수중익 설계기술, 추진기 설계기술, 선체경량화 기술 등 조선공학의 첨단기술이 활용되어야 한다. 걱정이 앞섰다. 우선 사람의 힘으로 수중익만 물속에 잠기고 선체 전체를 부양할 수 있을까? 그리고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의 전문 경주용 인력선의 성능에 얼마나 따라갈 수 있을까?

조선공학에서는 선박의 속도에 대한 척도로 실제 선박의 속도가 아니라 프르드 수(Froude number)란 전문 용어를 쓴다. 프르드 수는 아래 식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선속을 길이와 중력 가속도의 곱의 제곱근으로 나눈 무차원 수를 말한다.

(1)
위의 식에서,

FN : 프르드 수(무차원)
V : 선박의 속도(m/sec)
g : 중력 가속도(m/sec2)
L : 선박의 길이(m)

이다.

조선공학에서는 선박의 속도영역을 프르드 수의 크기에 따라 저속, 중속, 고속, 초고속으로 분류한다. 왜냐하면 수상선의 저항 특성은 프르드 수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박의 길이가 작으면 실제 선속은 느려도 조선공학적으로는 초고속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지난 인력선 축제에 초청된 일본 경주용 인력선의 속도 영역은 조선 공학적으로 보아 초고속선 영역에 있었다.

다행히 저자는 현대중공업 선박해양연구소에서 1990년대에 초고속 수중익 쌍동선 설계에 필요한 핵심기술에 대한 심도깊은 이론적, 시험적 연구를 수행한 바 있고 실제로 여러 척의 초고속선을 설계?건조한 경험이 있다. 실 예를 들자면 1993년 300인승 35놋트급 장거리 고속 수중익 쌍동 여객선(“한마음 1호”)을 설계? 건조한 경험이 있고 1995년 300인승 55놋트급 초고속 수중익 쌍동 여객선(“한마음 2호”)을 설계?건조하여 국내 노선에 취항시킨 바 있으며 그 후에도 승객 1,000명과 승용차 100대를 적재하고 선속 60놋트로 운항할 수 있는 초고속 수중익 쌍동훼리 등 대형 초고속선의 설계를 완료한 바 있다. “한마음 2호”는 고속 및 초고속선에 대하여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있는 정기 간행물인 “Jane's Fast Ship” 紙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초고속선이라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저자가 개발한 초고속선에 대한 개념 및 설계기술은 초고속 속도영역에서 운항하는 모든 선박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으며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선박해양 연구소에서는 그동안 축적한 기술을 활용하여 2인승 인력 수중익 쌍동선을 설계?제작하고 2002년과 2003년 시범 경기에 참가하여 일본에서 초청한 인력선과 시범 경주를 하였다. 그리고 2004년에는 세계 최초로 4人승 인력 수중익 쌍동선을 준비하여 시범 경기에 참가하였다.

2004년 4인승 인력 수중익 쌍동선을 가지고 축제현장에 갔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뜨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통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뒤에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8놋트 부터 서서히 부양하기 시작하여 완전히 부양 되었을 때는 16놋트 이상의 경이적인 속도를 내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설계와 제작을 끝낸 후 시험운항을 하면서 성능 향상이 이루어지도록 수정하는 과정을 몇 번 거쳐야 하는데 그럴만한 시간이 없었고 또한 국내에서는 적합한 재질을 구하기가 어려워 중량 경감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세 번의 시범 경기에 참가하여 대 성공을 거둔 뒤 벌써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저자는 이러한 축제조차도 잊어버리고 일에 열중하며 지내왔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로부터 이 기념비적인 행사와 인력선에 대한 책을 쓰라는 권유를 받아왔다. 그래도 저자는 바쁜 업무로 인하여 책을 쓸 생각이 없었다.

최근 들어 국내 학자들은 물론 외국의 저명한 조선 공학자들로부터 수차 권유를 받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료가 잘 보관되어 있지 않고 유실된 상황이라 망설여지기도 하였으나 남아있는 자료와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이 책은 이렇게 하여 준비되었다.

이 책의 주 목적은 대한조선학회 주관으로 개최되는 국제 인력선 축제와 그 축제에 초청을 받아 시범경기에 참가한 인력 수중익 쌍동선 개발에 대한 뒷이야기를 정리하자는 것이고, 기술적 사항을 논의하기 위함이 아니지만 책의 성격상 자연히 선형 설계, 수중익 설계, 프로펠러 설계 등을 소개하는 곳에서는 조선해양공학의 최첨단 기술에 대하여 맛보기 소개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관심 있는 독자들은 흥미로, 또는 참고로 이 책을 읽어 주시기 바란다.